2025. 1. 8. 22:54ㆍ카테고리 없음
우리 가족은
두 아들네와 우리 내외를 합쳐 11명인데
그 중, 다섯명이 연말과 연초에 걸쳐 생일이 들어 있다.
동짓달엔 우리 내외와 작은 아들 생일이 들어 있고
새해 1월 1일은 네번째 손주, 3일엔 두번째 손주가 들어 있다.
1월 1일.
지난해에 치른 생일은 지난해의 일로 접어두고
아무튼 올해 첫날 1월생 인, 3학년 손녀와 6학년 손자의 생일을 기념하러
대식구가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양꼬치구이
아들들 내외와 손주들은 잘들 먹는데
우리 내외는 입에 익지 않은 메뉴라 많이 먹지 못했다.
1월 2일.
같은 학교에 다니는
두번째와 세번째 동갑내기 손자가 초등학교 졸업식을 했다.
손주들 졸업식에 갈 준비를 하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한번도 아니고... 같은 번호로 오니 세번째 벨이 울릴때 전화를 받았다.
전날, 수사님 인 시동생이
새해 인사와 함께 작은 택배를 보내겠다는 연락을 주셨는데
우체국 택배 직원이 곧 배달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말이지요... 뭔가 사연이 있는지 뜸을 들이는 직원에게
손주들 졸업식에 가야하니 빨리 말씀해 보시라 했더니
귀하의 택배상자 위에 올려져 있던 김치상자가 파열되어
김치국물에 상자가 다 젖었다는것이다.
시동생이 보내준 택배내용물은
수도원에서 재배한 여주를 수확해 말려 만든 분말이라는데
내용물이 젖었는지는 확인해 주셔야겠다는 이야기...
택배가 도착할때까지 기다릴수 없어
일단 문앞에 두고 가시라 하고 졸업식장으로 갔다.
내용물이 잘못되었다면 우체국에 배상을 청구하시라고는 하지만
시동생이 있는 수도원으로 반품한다는건 참 난감한 일이라...
두 손주의 졸업식.
3개월 차이의 사촌지간이다.
요즘 졸업식은 참 재미있게 치뤄진다.
첫 순서로 상장 수여식이 있는데
상장 내용은 본인이 원하는대로 수여가 된다.
남우주연상도 있다.
요즘은 성적표 배부는 하지 않는다.
손주들에게 수우미양가 중에 많이 받은게 뭐냐고 물으니 그게 뭐예요? 되묻는다.

졸업식장이 축제 분위기
성격이 활달한 두번째 손주는 보컬팀 리더로 마이크 잡고 노래를 불러 제끼고...
(6학년 전체에서 키가 가장 크고, 축구로 그을은 얼굴이 새까맣다.)

끝무대로 "이젠 안녕" 우크렐라 합주.
가운데 청남방 입은 두번째 손주와 뒷줄 마스크를 쓴 세번째 손주.
졸업식이 끝나고 포토타임 후 간단히 점심먹고 각자 스케줄로 흩어지고...
집으로 돌아와 도착한 택배를 열어보니
직원 말대로 김치국물에 상자가 젖은 정도가 아니다.
김치냄새는 장난 아니고
갑자기 심란해져서 어찌할까 고민을 하다가...
일단 내용물부터 확인해보고
우체국에 알릴것인지 결정을 하기로 한다.
화장실로 가져가 물을 뿌리면서 열어보니 다행히 내용물은 무사하다.
잘 정리해 냉장고에 넣어 놓고 시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그간의 사연을 얘기 했더니 그냥 웃는다.
1월 3일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과 셋이 모임을 했다.

이날 점심메뉴
손주들 돌보느라 평일에 시간을 못내는 내가
며늘아이 동계휴가 찬스를 이용해 오랫만에 셋이 만나 맛있는 점심을 먹고
좀더 이야기하자며 근처 대형교회 내에 있는 커피숍으로 이동을 했다.
커피숍 입구에서
한 친구가 음식점에 지갑을 놓고 왔다고 급히 되돌아갔다.
우리 두사람도 걱정이 되서 음식점으로 따라 가봤더니
지갑은 이미 없어지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막 도착했다.
우리가 앉았던 자리를 샅샅이 뒤졌으나 지갑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이 CCTV를 돌려 확인해 보니 분명 들고 나간게 보였다.
경찰관과 현장검증 차, 교회 커피숍으로 가면서
상가마다 혹시 지갑 맡긴거 없냐며 확인해 보았으나... 없...
간밤 꿈에
애지중지 아끼는 카메라가 박살이 나 못쓰게 되어 속상해 했는데
잠에서 깨어 카메라부터 확인해 보았다.
다행히 이상은 없었다.
오늘은 카메라를 두고 나가야지 했는데 이런 불상사가...
진술서를 작성하고 경찰을 보낸 후,
차 한잔씩을 마시고 좋은 소식 기다린다며 헤여져 돌아왔다.

이 날, 차 한잔씩 마신 교회의 로비
3시간30분 후...
지갑을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돈(금액이 큼)은 쏙 빼가고
카드와 신분증만 든 지갑만 파출소에 가져다 주었다는 소식이다.
산에서 주웠다며 가져왔다는데 지갑이 왜 산에 버려져 있었는지...
그리고
가까운 근처에 파출소가 있는데도 3킬로나 떨어진
산도 없는 모란역 큰사거리 파출소에 가져다 준게 참 이상하다.
사건이 경찰서로 넘어 갔다고 하니 기다려보는 수밖엔 없다.
잃어버린 돈은 아깝지만
신년에 액땜한 셈 친다고 하면서 잊어버리겠다고 하는데 마음이 영 편치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