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몽환적 분위기에 취해 걸어 본 성곽길... 2017, 06, 07

2017. 6. 12. 14:42남한산성의 풍경과 꽃

오랫동안 가물던 날씨가 연 이틀 비가 왔다.

이틀째 되는 날 오후엔 비가 개일것이라고 했는데 늦은 저녁까지 오락가락 감질나게 내렸다.


오늘 같은 날은 남한산성 성곽 분위기가 좋을듯 해 가고는 싶은데

혼자라서 무섭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좀 외진 코스가 마음에 걸려서...

그런데도 꼭 그 길을 걷고 싶은 충동은 아무도 못 말려, 하느님도 못말린다.


남한산성 성지 성당에서 11시 미사를 마치고 동문쪽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역시 아무도 오가는 사람이 없다.


미사시간에 불렀던 성가[2번]를 부르며 걷고 또 걷고 한 손엔 우산을 바쳐들고 사진 찍고...


무서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안개가 몰려왔다 몰려가는, 눈앞에 펼쳐지는 그 분위기가 꼭 꿈을 꾸는듯

너무나 행복한 시간임을...



동문에서 이어지는 저 성곽길을 걸어 장경사까지 갔다가 다시  이 길로 돌아 옴...


성곽 사이


송암정 터


 

송암정은 우리말로 "솔바위 정자"라는 뜻이다.


옛날 황진이가 금강산에서 수도를 하다 하산하여 이 곳을 지나는데 남자 여럿이 기생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 중 술에 취한 한 사내가 희롱하려 하자 황진이는 개의치 않고 오히려 불법을 설파했다한다.


이 때

무리 중 감명을 받은 기생 한 사람이

갑자기 절벽으로 뛰어내려 자결하였는데

 후 달 밝은 밤에는 이 곳에서 노래 소리와 통곡 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송암정 터 아래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정조가

여주 능행길에  벼슬을 내려 "대부송"이라고 부르는데 지금은 고사하여 그때의 이야기를 전하는 듯 하다.


송암정 성곽에서 본 장경사 가는 길...


오던 길 뒤돌아 보기




물방울 담기도 해보고...


요즘 한창 인, 기린초...

성 바깥벽엔 지천이다.


송글송글 물방울이 예쁜...




장경사


 

조선 인조 2년(1624)

남한산성의 축성이 시작되어 승군들을 주둔시키기 위해, 전부터 있던 망월사, 옥정사 外에,

7개[개원사, 한흥사, 국청사, 장경사, 천주사, 동림사, 남단사 등]의 새로운 사찰들을 세웠었다.

이 9개의 사찰 중 장경사만이 원형일부가 남아 있어 남한산성과 함께 호국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대웅전은 조선 후기 다포계양식에 팔작지붕으로 된 건물이며 요사채 3동이 있다.

 1983년 9월 19일 경기도 문화재 자료 제15호로 지정되었다.


대웅전


오색 연등과 내리는 빗줄기...


구절초




사찰 마당 한켠에

간이 카페에 앉아서 순식간에 밀려오는 안개와 함께 바라본 풍경...


장경사를 나서며 일주문에서 보니... 으스스...


심해진 안개에 왔던 길과 사믓 다른 분위기가 난다.






다시 송암정 터


성곽 사이로 본 고사목...

안개에 젖은 날씨와 너무 잘 어울리는 이런 분위기 너무 좋다...




동문

얼마전 보수공사를 끝내 깔끔한 모습이다.


하산길 버스에 오르기전 연무관에 들렀다.


불과 1분 사이에 안개에 쌓이는 연무관의 풍경


군사들의 무술 훈련장이었으며 1972년 5월 4일 경기도유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되었다.

천주교 박해 때, 고문을 행하던 곳이기도 하다.





The Power of Love / Celine D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