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비구니 도량, 경북 청도 운문사 2014, 6, 14

2014. 6. 25. 00:56경상도

 울진 후포항에서 청도까지 181킬로...

과속을 자행?하며 청도에 닿은 시간은 밤 10시가 넘어서였다.

 반갑게 맞아주며 주인 마담이 내 온 맥주를 간단히 마시고 잠자리까지 후하게 마련해 준다.

 

보매가 중전마마가 된듯한 기분... 어쩔수 없이 오늘은 마당쇠와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는...

 침대생활을 하는 보매에게 온돌방 딱딱한 자리는 여간 고역이 아니다.

근처 연못에서 밤새 울어대는 개구리소리, 간혹 소 울음소리...개짖는 소리... 새벽 닭 우는 소리... 까지...

 

청도 읍성에 뿌연 안개가 자욱하다.

한옥 집에서의 첫날밤을 그렇게 보내고 온천욕을 하고 와서 올갱이 해장국을 먹는다.

 

대구에서 오기로 한 진사님과 만나 운문사로 향한다.

 담장을 따라 절 입구로 왔는데 일주문은 없고 범종루가 대문을 대신한다.  큰 절치고 입구가 이렇게 단순하고 독특한건 처음 본다.

[사진은 범종루 앞에서 온 길을 돌아보고 찍었음]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주차비 2000원이다.

 밭에서 경작을 하는 비구니 스님들...

 운문사의 처진 소나무는 가지가 밑으로 축 처진 모습을 하고 있으며 매우 희귀하다.
높이는 9.4m, 둘레는 3.37m로 한때 이 나무는 반송(盤松:키가 작고 밑동부터 가지가 옆으로 퍼지는 소나무)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나, 3m 정도의 높이에서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면서 밑으로 처지기 때문에 처진 소나무로 본다.

 

운문사는 1,400년 전에 지었다고 하고 임진왜란(1592) 때 이 나무는 상당히 컸었다하니 나무의 나이는 약 4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이 소나무는 고승(古僧)이 시들어진 나뭇가지를 꺾어서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으며, 매년 봄·가을에 막걸리를 물에 타서 뿌려주는 등 정성을 다하여 가꾸고 있다.

천연기념물 180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쳐진 소나무의 내부?

 

대웅보전

 

운문사는 북쪽 사하촌에서 들어오는 진입로 쪽만 빼고 남쪽 운문산, 서쪽 억산과 장군봉, 북동쪽 호거산이 삼면을 에워싸고 있다.
그 모양이 연꽃 같다고 해서 운문사를 화심(花心)에 비유하며 그중에 운문산 지맥 호거산을 둥지로 여긴다.
호거산은 생김새가 웅크린(踞) 호랑이를 닮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운문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비구니(여승) 학교를 둔 비구니 도량이다.
주지를 비롯한 스님들이 모두 비구니이다.
범종루 들어서서 왼편으로, 남쪽 절반이 비구니를 가르치는 교육공간이자 스님들 사는 요사여서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다.
오른쪽, 북쪽 공간은 법당들이 모인 신앙공간이다.

 

 비구니 스님들의 낮 예불 시간

 

법륜상

 

법륜은 부처님의 교법이 수레가 굴러가듯 머물지 않고 항상 전하여 지는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새긴 글귀가 있음

 대웅보전 뒤 쪽

 큰 스님의 경론을 듣는 비구니 스님들...[벽화]

 주로 사찰에 심는다는 보리자나무

열매는 염주를 만들며 야생 보리수 나무와 구분하기 위해 보리자나무라고 부른다. 향기가 좋아 벌이 끊임없이 날아든다.

 전향각

 

운문사에선 손님을 모시는 영빈관 역할을 하는 요사채로 따로 나와 있음.

 대웅보전

 불이문

 

절 남쪽 절반은 비구니 승가대학과 요사가 있어 일반인 출입을 금하고 있다.
 
불이문은 대개 절 중심 영역으로 드는 마지막 산문 이름으로 쓰는데 운문사에선 교육공간 들어서는 문으로 학승들에게 하나뿐인 진리를 좇아 공부하라는 뜻으로 붙인 듯하다. 

 

불이문 담장 지붕 밑,  매화 문양이 새겨진 서까래 지붕까지 올린 돌담은작고 납작한 돌만 골라 좌우로 어슷하게 교차해 쌓았다.

비구니 학승들이 절 옆 약야계에서 냇돌을 주워 일일이 손으로 쌓은 담장이라고 한다.

 

만세루

 

만세루에서 본 대웅전

만세루 단청

오백전

비로전 앞,  동서 삼층석탑
9세기 통일신라 때 전형적인 삼층탑 양식이며 높이 5.4m로 간결하고 탄탄하게 어울려 야무져 보인다.
보물 678호로 지정되어 있다.

 

비로전 

 

대웅보전이 두채가 있어서[사진 대각선으로 건물 사이에 보이는...]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알아보니 이런 사연이 있었다.

 

1994년 석가모니불을 봉안한 새 대웅전을 지으면서 옛 대웅전 편액을 '비로전'으로 바꿔 달았는데 문화재청이 가로막고 나섰다.
보물 명칭이 '운문사 대웅보전'으로 올라 있기 때문에 바꿀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도로 대웅보전 편액을 달았다고 한다..
운문사 홈페이지와 브로셔에는 이 전각 이름이 비로전으로 돼 있어서
사연을 모르는 방문객은 어리둥절해 한다는...

 

 화단에 향나무처럼 동물 모양을 만든 나무가 비구니 사찰답게 애교 있다.
잎이 탈 때 꽝꽝 소리를 낸다고 해서 꽝꽝나무라는...

비로전을 지키는 사자가 암수 한쌍이 있는데 이것은 새끼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암컷이다.

 왼쪽 건물이 전각 명부전으로 1840년에 다시 지었다고 한다. 

명부전은 명부를 지키며 지옥에 떨어진 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을 모신 법당으로 지장전이라고도 한다.
 

낮 타종시간...

외국인 비구니 스님이 타종하고 있다.

 

나오는 길에 본 채소밭

주차장에서 본 운문사 담장 

차를 타고 들어 갈때 본 길이 너무 아름다워 나올땐 걷기로 했다.  청정 숲길이 1,6킬로 이어져 있다.

 한 뿌리에서 활엽수와 침엽수가 공존할수 있을까? 기이한 모습을 한, 두 나무가 눈길을 끈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수정처럼 맑은 약야계 

우거진 소나무 향이 길 안내를 하는 호젓한 소나무길이다.

버섯중에 가장 화려하다는 노랑망태버섯을 만났다. 

아침에 피었다가 2시간 정도 지나면 오그라든다고 한다. 독성이 있어 식용은 못하나 대나무숲에서 채취한건 식용 가능하다고한다.

 

이 아름다운 소나무 밑둥치에 시멘드를 발라 메꾼 흔적이 있는걸 다수 발견했다.

일제감점기에 송진을 채취했던 수탈의 흔적이라고 하는데 70~80년이 지나도 새 껍질이 돋지 않아 외과수술용 시멘트로 때운것이라는... 

그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나무는 숲길을 열어 오는이 맞고, 가는이 배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