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의 발상지, 앵자산 천진암 대성지... 2015, 08, 10

2015. 8. 13. 01:12성지.성당

 날씨 예보에는 한두차례 소나기가 내릴것이라 해서

빗속의 천진암 100년 성당 부지의 풍경은 어떨까 생각하며 찾아갔는데...

 

비가 오지도 아니하고, 날씨가 흐린것도 아닌 종일 뿌연 박무속에 순례를 했다.

 

25년전을 시작으로 몇번의 순례를 한 천진암이지만 한여름에 찾아가긴 처음이다.

워낙 깊은 산속이었던 곳이라 그늘은 서늘한 냉기가 돌아 간혹 발걸음을 늦춰가며 한바퀴를 돌아 보았다.

 

방명록에 방문객 본당과 세례명을 기입하고 들어 간다.

민소매 옷이나 슬맆퍼는 신고 들어 갈 수 없다.

초입, 광암성당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미사가 12시에 있다.

초입, 작은 성모상

100년 대성전 터로 오르는 길... 전에 없던 무궁화가 죽 심어져 있다.

 

제법 가파른 오르막 길이라 안내소에서 아가들과 차를 갖고 올라가길 권유했는데 무슨 고집이었는지 땀을 비질거리며 유모차를 밀고 올라갔다.

노약자에 한해 차량 출입이 허가된다.

100년 대성전 터

 

100년에 걸쳐 건설되는 성전터로 내 생에는 볼수 없는 건물이 될 것이다.

이제 대형문이 들어설 자리에 빔 4개와 주춧돌이 놓여진 상태이며 흰 현수막이 있는곳에 제단이 들어 올 자리다.

 

대형 성모상이 대성전터를 내려다 보고 있다.

한국 천주교는 앵자봉 산자락에서

1779년부터 84년까지 5년간 실학과 천주학을 연구, 강의하고 공동 신앙생활을 실천했으며 한국 천주교회를 창립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승훈을

북경천주교회로 파견한 것도 이곳에서였고, 1801년 신유박해 때 여기서 정약종, 이승훈 등이 발각되어 참수되었다.

어느 나라에도 그 나라 천주교 발상지는 없으니 천진암 천주교 발상지는 한국에만 있는 자랑스럽고 거룩한 성지이다.

이 성지에는 한국 천주교회 창립의 성업을 이룬 이벽, 권철신, 권일신, 이승훈, 정약종 등 한국 천주교회창립선조 5위 묘가 천진암 터에 모셔져 있고, 조선 교구설립자 묘역에는 정하상, 유진길 및 한국 천주교회 창립 선조들의 직계 가족인 정약전, 정지해, 이석 등 선인들의 묘가 안장되어 있다.

 "진정한 의미의 조선 천주교회의 역사는 이 벽의 위대한 강학에서 시작되었다."라고 성 다불뤼 주교가 말했다는데, 이 벽은 이곳에서 천문, 지리, 의학 등에 통달하사 여러 질문에 답함에 막힘이 없었다 한다.

 산은 깊고 터는 넓으니 금지된 지식에 굶주린 많은 선비들이 조용히 모여들었겠다.

 

 그늘에서 담은 염아자의 고운 보라색 꽃...

대성전 터에서 본 첩첩산중...

이왕 예까지 왔으니 혼자서라도 성현 5위 묘소에 올라가 본다.

따라 오던 손주 녀석이 어두컴컴한 숲속을 들어가다 무섭다며 엄마에게 도망가는 모습...

할머닌 어떡하라구...

200주년 기념비

천주교 강학회 터

 

성현들이 모여 회의를 하던곳

영원수...

 

약수물 줄기가 이렇게 우렁차게 나오는건 처음 봄.

한모금 목을 축인다.

성현 5인의 묘역으로 오르는 돌계단

성현 5인의 묘역

 

천주교 5인 성현 묘역으로, 이벽, 이승훈, 정약종 등이 모셔져 있다.

 

양지 바른 너른 땅에 참 잘 모셔져 있는데, 원래는 여기가 천진암 법당터였다고 한다.

천주교가 한 사찰에 의탁해 발흥되었다는 게 흥미로운데, [답사여행의 길잡이]에 의하면, 1801년 신유박해 때 이들이 발각되어 참수될 때​ 이 천진암의 10여 스님도 은닉죄로 같이 참수되었단다.

​지금도 성역화 작업이 계속 진행중이니, 이곳이 천진암 터였다는 거, 이곳 스님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안내문을 세워

그 분들의 넋을 기리고 천진암 본래의 뜻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성조 이벽 성인의 독서터

 

천진암의 실학/서학 강론에 참여했을 때 이벽의 나이 26세였지만, 그 학문의 깊이와 박식함에 모두가 가르침을 청했다

양학과 천주학에 심취했던 이벽의 참여로 실학 강론도 천주학으로 변모해갔으니, 이벽을 성조聖祖 라고 일컫는 것 같다.

 

대성전 터의 야생화, 금불초

대형 성모상.

성모상의 높이가 15미터이고, 지상에서의 총 높이는 22미터라고 한다.

 

성모 경당

경당 앞, 고해소

 

성모경당에서 멀지 않은 곳의 박물관...

경당과 박물관은 문이 닫혀 있어 입장할수 없었음

대성전 부지를 한바퀴 돌고 내려 오는 길에 마주한 대형 성모상.

100년 대성당 터 전경

순례를 마치고 내려 오는 길...

건너편 첩첩 산중을 봐도 이 곳이 얼마나 깊은 곳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하얗게 피어 눈길을 끌던 야생화, 사위질빵

 

동자꽃...

대형 주차장에서 본 출입구...

 

대형 촛불 모형이 세워져 있다.

 

 

돌아 오는 내내, 앞으로 성역화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두고볼 일이지만, 규모로만 밀어부치는 거 아닌지 노파심이 일었다.